20주에 진행된 정밀 초음파를 마치고 얼마 안 되었을 때, 전화가 왔다. 왼쪽 신장에 이상소견이 보여서, 큰 병원 가서 더 자세히 초음파 봐야겠다고. 내가 다니던 Peace Arch는 지방 작은 동네 종합 병원 급이었고, 밴쿠버에 있는 BC Women’s에 가보라며 referral 해주겠다고 한지 한 1주일 만에 다음 주에 오라고 연락이 왔다! 진짜 여기 일처리 속도 치고 엄청 빨리 온 거였다. 그래서 크리스마스 직전, 비가 엄청 많이 오던 날 아침 일찍부터 부랴 부랴 밴쿠버로 떠났다. 가기 전에는 큰 걱정하지 않았다. 신장이란 어차피 하나만 제대로 작동해도 살 수 있는 장기이고, 어차피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 스트레스받는 거 자체가 태아에게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거 같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