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사는 이야기

출산 후기: 그렇게 긴 여정이여만 했나 Part 2

sofi 2021. 7. 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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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일을 정확히 일주일 남긴 월요일 저녁, 배가 수축하는 느낌이 들면서 역대급 생리통 같은 느낌이 찾아왔는데, 이게 왔다 갔다 왔다 갔다 계속 반복했다. 그래서, 그냥 배가 뭉치는 줄 알고 저녁도 먹고, 샤워도 했는데, 진통 어플 켜서 트랙 해보니, 병원 가보라고 해서, Langley Memorial Maternity Unit에 전화했다.

일단 와보라고 해서 밥 9시쯤 미리 싸 둔 가방을 가지고 병원으로 향했다. 늦은 밤이어서인지, 주차장에는 자리가 넉넉했고, 팬데믹으로 인해 주차비도 당분간 안내도 됐는데, 정문이 닫혀 있음으로, 응급실을 통해서 들어가야 했다.

여기도 역시 진통하는 임산부는 후다닥 행정 처리해주고, 3층에 있는 출산 병동으로 직행! 방을 준비할 동안 기다리라고 해서, 진짜 아픈 허리와 배를 움켜쥐고, 슬슬 뒤뚱뒤뚱 움직이고 있을 때쯤, 침대에 누웠다.

이게 처음은 아니였음으로, 소변 검사하고, TOCO 달고, 내진검사를 기다렸다. 매번 올 때마다 물어보는, 임신 전 몸무게와, 현제 몸무게, 현제 복용약, 다른 알아 둬야 할 상황 이런 걸 간호사 언니에게 다 알려주고, 열심히 심호흡을 하면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갑자기 남편이 우리 집 근처에 불이 났다는 게 아닌가?!

순간, 이러나, 애 낳았는데, 돌아갈 집이 없는 거 아닌가.. 아무것도 못 챙겨 나왔는데.. 생각을 했는데, 불행 중 다행인지, 불이 난 곳은 집에서 한 500미터 떨어진 공사장이었고, 우리가 사는 콘도까지는 번질 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안전을 위해 다들 일단 대피하고, 전기도 끊어 두었다고 우리 옆집 아저씨가 친절하게 문자로 알려 주었다.

그날 당직이었던 키가 크고 곱슬머리가 예뻤던 여의사가 내진을 하러 왔을 때 나는 3cm 정도 열렸다고 했고, 아마 내일 아침쯤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보통 같으면 집에 가서 쉬고, 다시 오라고 할 거지만, 지금 집에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니, 오늘은 병원에서 쉬라고 했다.

하지만 불난 상황이 너무 걱정되기도 했고, 병원에서 자는 건 생각보다 힘든 이야기 때문에, 선잠을 자다가, 금세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이 왔는데, 진통이 딱히 더 심해지지도 않았고, 자궁이 더 열리지도 않았으므로, 근처 사는 엄마네서 잠시 쉬다가, 더 진행되면 오기로 하고 퇴원했다. 우리 집이 병원이랑 더 가깝지만, 우리 집은 아직 전기가 들어오지 않음으로, 엄마네 가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좀 더 잠을 청하려고 했지만, 날이 너무 밝았으므로, 자는 건 포기하고, 누워 있었는데, 다시 또 진통이...

그래서, 어떻게 될지 모름으로, 일단 샤워를 하고, 병원에 가기로 한다. 그래서 점심때쯤 다시 또 병원에 갔는데, 내진하니, 아직도 3센티라고.. 그래서 응? 의아했는데, 내진해준 간호사가 좀 태도가 아니꼬워서 기분이 급 상했다. 되게 그냥 빨리 진통제 맞고 집에 가라고 하는 듯이, 하는 태도여서, 진짜 너무 속상했다. 왔다 갔다 하는 것도 너무 힘든 상태였는데... 그래도 별로 환영받지 않는 곳에 있고 싶지도 않고, 병원에 오래 있는 건 나도 싫기 때문에 간지 한 두세 시간 만에 다시 집으로 왔다.

다행히 화재는 다 진압된 상태였고, 전기도 우리가 도착하기 전에 돌아와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이랑 케이블이 다운이야.. ㅠㅠ 뭔가 진통을 잊을만한 걸 보려고 했는데.. 뭔 날벼락이래...

움직여야 더 빨리 아기가 내려온다고 다들 하길래, 진통제 맞은 김에 산책을 가기로 마음먹고, 남편과 집을 나섰다. 심저어 엘리베이터도 안 타고, 계단으로 다녔다. 제발 벌어져라 이 생각으로 진짜 열심히 걸어서 궁금하니까 불난 곳 근처로 슬슬 걸어가고 있는데, 아직도 교통 통제 중이었고, 길도 다 막아놨다.


대충 보이는 거 찍었는데, 진짜 처참한 모습이었다.
거의 다 지어서, 입주 준비하고 있었을 텐데, 진짜 엘리베이터 빼고 다 타서 무너짐.. 심지어 뒤에 있었던 타운 홈 몇 개에도 옮겨 붙어서, 집 뒷부분이 타서 뻥 뚫려버렸다.. 진짜 아무도 안 다친 게 다행 일정도로 불이 심하고, 오랫동안 탔나 보다.. 우리 튼튼이가 엄마 이런 난리 격지 말라고, 그날 진통을 시작했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그날 나왔으면 조금 더 드라마틱한 스토리였을 텐데 말이지..

아무튼 진통이 더 격해질 때까지 안 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저녁에 치킨 먹고 오랜만에 내 침대에서 잠에 들었다.

다음날인 수요일, 언제 아이가 나올지 모름으로, 뭔가 많이 먹기도 그래서 진짜 가볍게 먹고 하루 종일 있다가, 저녁때쯤 진통이 더 심해져서 다시 병원으로 갔는데, 아직도 3cm 정도라고... 심지어 어제 있던 아니꼬운 간호사가 있어서, 어제랑 비료 한다고 내진 한번 더했는데, 안 열렸다고.. 너무 서럽고 아파서 진짜 눈물이 앞을 가렸는데, 그 와중에 그 간호사는, 통진 통 때문에 그런 건 줄 알고, laughing gas 준다고 거의 반 강제로 내 얼굴에 덮어 버림.. 진짜 토할 거 같고 더 숨 막히는 거 같았다.

이쯤 되니 진짜 너무너무 화가 나고, 너무 지쳐서, 진짜 제왕절개라도 해달라고, 아님 유도 분만이라도 해달라고, 너무 힘들다고 울면서 빌었는데, 절대 안 해준다고, 둘 다 41주는 넘어야 하는데, 넌 아직 40주도 안되지 않았냐고, 엄청 단호하게 이야기해서, 진짜 너무 화나서 그냥 집에 가겠다고 했다. 여기서 이러고 있는 것도 너무 창피하고, 진통제만 계속 맞으니까 더 이상 진전도 안 되는 거 같고 그래서 그냥 아파도 집에서 혼자 아픈 게 낫겠다 싶었다.

그래서 진짜 아픈 몸을 이끌고, 퇴원 준비하는데, 다른 친절한 간호사 언니가 내가 엄청 딱해 보였는지, 왜 그냥 가냐고 물었다. 그리고, 답답하고 속상하지만, 너 이렇게 가면 너무 힘들 거라고, 진통제 맞고 가라고, 잘 생각해보고 다시 오겠다고 해서, 결국은 맞고, 8시 반쯤 다시 퇴원했다..

목요일, 진통이 계속 왔지만, 내일이 어차피 정기검진일 이었으므로 참았다.

금요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진통으로 몸부림쳤지만, 난 검진하러 갈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다. 지난주에 검진 때는 다음 주까지 안 나오면 예정일 날 유도분만 스케줄 해줄게 했기 때문이다. 옆에서 끙끙되는 내가 안쓰러웠는지, 남편은 랭리 병원에도 다시 전화해보고, 심지어 BC women's에도 전화했지만, 돌아오는 답은 별로 도움되지 않았다. 그래서 진짜 양수 터질 때까지 집에서 기다리자고 남편에게 말하고, 난 괜찮다고 했다.

아무튼 그래서 정기검진 가서, 의사랑 이야기했는데.. 여긴 매번 다른 의사가 있고, 차트 정리도 제대로 안 돼있었다.. 물론 내가 중간에 병원을 바꿔서 그런 거 일지도 모르지만, 매주 내가 와서 똑같은 이야기 또 해주고, 지난주에 의사가 했던걸 다음 의사에게 다 구구 절절이 야기해야 하니.. 진짜 진통 있는 상황에 너무 어이가 없었음. 그래서 내진이랑 아이가 얼마나 내려왔는지 체크라도 해달라고 했는데, 하니까 아직 아기도 안 내려왔고, 심지어 자궁문은 1~2cm 밖에 안됐다고..

우와.. 이런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있나.. 지금 내가 월요일부터 진통하고 있는데, 이건 무슨 상황이지..? 그리고 심지어 저번 주에 이야기했던 예정일 날 유도 분만은 차트에 적어두지도 않았다고.. 여기서 진짜 2차 딥빡.. 우와 여기 일처리 어떻게 이따구지...

그러면서 하는 말이, 아직 아프면, 옆에 가서 진통제 맞고 가라고.. 아 진짜 내가 진통제 맞으러 왕복 30분을 계속 왔다 갔다 해야 하냐고.. 아무튼 진짜 너무 화가 나고, 중간에 병원을 바꾼 내가 너무 원망스럽고, 진짜 이런 데서 어떻게 아이를 낳을까 싶었다...

그래서 진짜 주차장 차에 앉아서, 다시 원래 다니던 Peace Arch에 전화했고, 언제나 친절했던 receptionist는 (이분은 이름도 기억난다, 항상 너무 친절해서) 울던 나를 위로해주고, 다음 주 예약도 해주고, 그사이에 진통이 오면, 다시 여기로 와도 된다고 해줬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거, 오늘도 안 나올 테니, 마지막 만찬이라고 생각하고, 먹고 싶은걸 다 사들고 집에 가서, 피자도 먹고, 치킨 윙도 먹고, 티브이를 보고 잠에 들려고 누웠는데, 허리가 점점 더 아파오는 게 아닌가...

여태까지는 배가 역대급 생리통처럼 배가 수축하면서 아팠다면, 이건 진짜 꼬리뼈가 끊어질 거 같이 아파서, 앉아 있기도 너무 힘들어서, 서서 어정쩡하게 어슬렁어슬렁 거릴 수밖에 없었다.

웬만하면 병원에 안 가려고 했지만, 진짜, 너무너무 안절부절이어서, 새벽 1시쯤 Peace Arch 병원으로 향했는데.. 진짜 자동차에 앉을 수도 없어서, 뒷좌석에 타서 앞좌석에 거이 매달리다시피 갔다.

이때쯤에는 거의 자포자기 심정이어서, 오늘도 안 나오겠지 하고, 가방도 안 들고 갔다. 그래서 이제 또 며칠 동안 하던 질문의 답변을 하는데, 이번엔 진짜 훨씬 더 힘들었다.. 그리고는 내진인데 또 3 cm.. 진짜.. 와아~ 이렇게 아픈데 안 열린다고?? 생각이 들고 이쯤 되니 진짜 아무 생각도 안 들고, 빨리 진통제나 맞고 싶다 생각밖에 들지 않았는데..

간호사가 놔주면서 하는 말이, 이거 맞고 얼마 못 잘 거지만, 최대한 자보라고.. 요 며칠은 진통제 맞으면 참을만했기에, 왜 그러지 했는데.. 진통제 맞고 기다리는데, 아니.. 이건 안 놔준 거랑 별반 다름이 없잖아.... 새벽 세시쯤 다시 퇴원해서 집에 갔는데.. 진짜 우와,, 한 오 분 동안 앉아서 잠시 졸다가, 깨다가 정말 무한 반복하다가 동이 트는 걸 목격했다..

참다가 참다가, 진짜 아침도 못 넘기는 걸 보고 남편이 병원에 전화를 했는데, Peace Arch에 전화했더니, 병실이 없다고 다시 랭리로 가라는 거 아닌가.. 남편은 이미 거기서 기분이 상할 때로 상해서, 다시는 가고 싶지 않다고 했지만, 우리에겐 선택권이 없으니 어쩌나, 가긴 가야지.. 그런데 진짜 불신이 얼마나 컸으면, 진짜 그렇게 아프고, 정신없고, 앞에 뭐가 있는지 보기도 힘든 상황에도 아기 안 나올 거라고, 출산 가방 안 가져갔다.. 안 가져간 건 아니고, 차에 실어두긴 했는데, 병원에 안 들고 들어갔다..

그런데 이번엔 내진을 하더니, 바로 입원을 시키더라.. 얼마나 열렸는지 말도 안 해주고, 바로 분만실로 갔다.. 이때가 아침 9시 반? 정도?!

분만실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돼서, 양수 같은 게 흐르는 느낌이었는데, 이게 양수가 터진 건가 긴가 민가 한 느낌이었다. 10시 반쯤 내진하니 9 cm라고.. 하고 준비하고 와서 양수 터트려준다고 했다. 아이가 아직 다 못 내려와서, 터트리면서 내려오는 거 도와줄 거라고.. 그리고 얼마 안 돼서, 진통이 훨씬 더 격해졌다.. 정말 이렇게 강해질 줄 몰랐는데 더 강해지더라..

진짜 너무 아파서 이렇게 밖에 못 있었음.. 등에 뭔가 닿을수록 아픔


그런데 마취과 의사가 수술 중이라, 무통주사도 못 맞고, 진짜 심호흡 엄청 했다. Laughing gas를 주긴 했는데.. 이거 진짜 머리만 띵하고 도움이 되는 건지 안 되는 건지 모르겠다.. 마실 때 숨 막히는 느낌만 들고.. 고통은 고통대로 고대로 느껴진다.. 참고로 초반에 무통주사가 늦어질 때, 원하면 다른 진통제 준다고 했는데, 그건 너무 센 진통제여서, 태아가 나올 때 너무 졸리거나, 호흡곤란이 올까 걱정이 돼서, 안 맞는다고 했다. 물론 어느 정도 안전성이 보장되니까 주는 거 같은데.. 난 깰 때 느낌도 두렵고, 여태까지 참았는데, 설마 하면서 안 맞았는데.. 나중에 진짜 더 아파지는 게 가능하더라..

12시 넘어서 다시 내진했을 때는 다 벌어졌다고 했는데, 아이가 다 못 내려왔다고, 소변을 볼 수 있으면 보라고 했는데, 아무리 노력해도 불가능했다. 그래서 결국 소변줄 달고, 방광 다 비우고 1시가 가까이 돼서 힘주기 시작했는데.. 다시 내진했더니 머리가 삐뚤어져서 못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 와중에 마취과 의사분이 다녀갔는데, 누군가가 아이 거이 다 나왔어 필요 없을 거 같은데, 하니 잠시 옆방으로 가셨다.. 왜 나의 의중은 안 물어보나요 ㅠㅠ

그렇게 다시 또 열심히 밀다가, 결국 더 늦기 전에 무통주사를 맞자고 해서, 2시쯤 맞았고, 이제는 산부인과 의사까지 와서 본격적으로 밀고 있는데.. 이제는 다 내려오고 포지션도 괜찮다고 했는데도, 못 나왔다.. 그래서 3시쯤 촉진제를 맞고 또다시 힘주는데.. 갑자기 튼튼이 심박수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게 아닌가..

다들 급 긴박해졌고, 처음부터 같이 있었던 가정의는, 정말 날 안쓰러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산부인과 의사는 마지막으로 배큠으로 해서 꺼내보자고 했고, 이것도 안되면 수술하자고 했다. 난 진짜 여기까지 왔는데 우리 튼튼이 살아서 못 만날 수 면 어쩌지 라는 생각에, 내가 있는 줄도 모른던 힘을 다 짜서 밀어 보았지만, 튼튼이는 나올 생각도 없었고, 난 피투성이가 된 산부인과 의사의 손을 보고, 저게, 내피이길 바라며, 우리 튼튼이가 조금 더 버텨주길 바라며 급하게 수술 동의서에 서명을 했다..

그리고는 진짜 순식간에 제모당하고, (여긴 진짜 제왕절개 할시에만, 수술부위만 딱 제모하고, 관장은 하지 않는다) 수술실 잡아 내려갈 준비. 이때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건, 가정의가 나한테 너무 미안하다고, 얼굴을 쓰담 쓰담해주고 머리를 정리해주면서 내 손을 꼭 잡아 줬다.. 하아.. 이럴 거면 처음부터 그냥 제왕 절개해주지..

수술실이 준비되자마자 지하로 내려갔고, 제왕절개 시작하자마자 오분만에 우리 튼튼이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때 나는 하반신만 마취했기 때문에 피투성이인 튼튼이를 볼 수 있었고, 배큠 하다가 머리 뒤가 찢겨서 안쓰러웠지만, 그래도 건강하게 태어나줘서 너무 고마웠다.


보면 안 됐지만, 내가 너무 안쓰러웠던 남편이 내쪽을 보았을 때, 산부인과 의사가 정말 꼼꼼하게 내 장기를 하나씩 하나씩 넣고 있었다고 했다. 내가 들었을 땐 그냥 다시 쏟아부은 다음 꼬매 준다고 했는데. 이걸 듣고는 미안한 마음이 들었나..? 생각했다 ㅎㅎ

남편과 튼튼이는 회복실로 올라가고, 난 남아서 이제 뒷수습.. 진짜 얼마나 꼼꼼하게 꼬매 줬는지, 거의 한 시간 반동 정도 걸려서 내 배와, 배큠으로 갈기갈기 찢어진 회음부를 꼬매 줬다. 마취 때문인지 수술방이 엄청 춥게 느껴지고, 온몸이 덜덜덜 떨렸다. 따듯한 담요를 몇 개씩이나 덮어줬는데도 계속 추웠다. 그래도 마취 때문인지 아픈 건 별로 안 느껴지고, 거기 있던 의사들이랑 농담도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래도 회음부에 피가 아직 좀 흐른다고 앞으로 잘 관찰하라고 말해주고는, 6시 반쯤 드디어 수술실에서 나와 회복실에서 우리 튼튼이를 안아볼 수 있게 되고, 처음으로 수유도 했다. 병원 온 지 거이 10시간 만에 안아보는 내 새끼는 새 빨갛고, 쭈글쭈글했지만, 너무 소중했다!

튼튼이 1일차


그리고는 들은 충격적인 소식은, 튼튼이가 3.98kg로 태어났다는 거.. 튼튼이 머리에 비해 내 골반이 너무 좁았고, 내 자궁 위 쪽 근육이, 이 아이를 밀어내기에 역부족이었다고.. 진짜 이런 건 초음파 한번 해주면 내가 이런 고생은 안 했을 텐데... 지금 생각하면 엄청나게 격분할 일이지만, 진짜 이제 와서 어떻게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냥 무사히 우리 튼튼이를 품에 안았다는 사실이 천만다행이었다..

난 임신 초반부터 자연분만에 집착하지 않았지만, 캐나다에서는 선택권이 없었기에, 그냥 하자는 데로 했는데... 환자에게 선택권을 안 줄 거면, 검사라도 좀 잘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진짜 보는 의사들 마다 인정하는 역대급 출산 경험을 다른 여자들은 안 격었으면 좋겠기 때문에...

4주 뒤 검진하러 갔을 때는 다른 의사 만났는데, 둘째 생각 있으면, 그때는 바로 제왕절개 해준다고, 나한테 말만 하면 된다고 했는데.. 남편에게는 미안하지만, 이모저모 너무 고생해서, 둘째는 아마 없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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