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이야기

나는 꽝을 뽑았다.. 아니 내가 꽝이다

sofi 2021. 8. 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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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가 힘들 줄은 알았는데…. 그래도 닥치면 어떻게든 될 줄 알았는데…

백일이 지나면 기적이 일어난다고 누가 그랬은데, 기적은 커녕 더욱더 기절할 거 같다.

아마 백일의 기적은 전설 카드 같은 거이고, 난 그냥 꽝을 뽑은 건가?!

방학 동안 남편이 육아를 거의 도 맡아한 게 패인인가 싶기도 하고..

아이는 지금 나만 있으면 전혀 자질 안는다.. 낮에도 밤에도… 하지만 완모 중 이기 때문에 내가 어디에 가버릴 수도 없다.

처음부터 이러지는 않았는데,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남편이 방학한 뒤로, 나를 쉬게 해 주기 위해 수유가 끝나자마자 데리고 가서 트림도 시키고 놀아도 주고 재우기까지 했다. 나도 가끔 옆에서 놀아주고 했지만 그래도 남편이랑 보내는 시간이 현저히 많아졌고 태오도 남편이랑 노는걸 훨씬 즐거워하는 듯 보였다.

그래도 내가 엄마니까, 알 줄 알았다.. 내가 품어준 기간만 열 달. 방학하기 전 두 달은 거의 다 나와 보냈으니까.. 그런데 점점 이 아이는 나를 그냥 밥 주는 사람 정도로만 인지하고 있는 거 같다..

태오는 비교적 무던한 아이라 배고플 때와 졸릴 때 제외하고는 칭얼 거림이 없다. 그래서 딱히 달랠 줄 일도 많지 않은데, 꼭 내가 재우려고 하면 강성 울음으로 답한다.

그것도 숨 넘어갈 정도로 크고 불쌍하게 운다… 시작은 낮에만 그랬는데, 이제는 새벽에도 그런다.

안아줘도 그때만 잠깐이고 내려놓으면 다시 극대노… 내가 아무리 토닥여주고 노래 불러주고 해도 다 소용없다. 그런데 남편이 오면 이분 안에 해결된다.

남편인 그냥 타이밍이라고 이야기하는데 이게 계속되는 거 보면 타이밍의 문제는 아닌 거 같다.

내가 무언가를 잘못하고 있는 것이다. 나랑 있으면 불편한 것이다.  

아직 백일을 갓 넘긴 아이인데.. 기억력도 생기기 전일 텐데 말이다..

원래 태오는 밤잠은 잘 자던 아이였다. 낮잠은 항상 힘들었는데, 그래도 밤잠을 잘 자던걸 위안 삼아 지냈다. 아니 차라리 밤에 더 좋았다. 힘들게 재우려 씨름하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그런데 80일 차에부터 새벽 깸이 시작되더니, 이제는 수유 후에 잠들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두면 끙끙 대다 칭얼거리기 시작하고, 내가 재우려고 하면 울기 시작한다.

처음엔 그냥 우연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느꼈다, 이 아이는 내가 재우는 게 더 이상 익숙하지 않구나…

너무너무 속상하다. 엄마로서 자격미달인 거 같다

지금 새벽 두시반 피곤하지만 너무 속상해서 잠조차 오지 않는다…

내가 과연 어떻게 해줘야 하는 걸까?

너무 힘들고 스트레스받아 거 육아휴직 포기하고 다시 일하러 가고 싶다. 나는 엄마로서 자질이 없는 거 같다.

남편은 내가 이런 생각 할수록 아기가 느껴 저서 점점 더 심해진다고 하는데, 나의 감정을 추스리기엔 너무 힘들고 반복되는 상황에 지친다.

누가 들으면 복에 겨운 상황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남편은 언젠가 출근해야 하는 사람이고, 당분간 내가 아이 옆에 붙어 있어야 하는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나한테 안정을 찾을 수 있어야 할 텐데, 이건 정말 큰일인 거다.

너무 속상한데 해답이 보이지 않는다.

울고 있는 아이를 볼 때마다 안고 나도 같이 울고 싶다. 아이가 원하는 게 뭔지 아는데 내가 해줄 수 없을 때가 뭘 모를 때보다 더 속상한 거 같다.

아이가 원하는 것에 내가 없으니까..

그래도 좀 자야 다시 또 힘내서 다시 시도해 볼 텐데..

포기하고 싶지만, 그래도 아이를 포기하는 엄마는 없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엄마를 포기하는 아이는 없으니까.  

내일은 조금 더 나아지겠지.. 내일은 더 잘해줘야지.. 내일은 더 사랑해주면 알아주겠지…

이렇게 오늘도 나 자신들 다독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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