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사는 이야기

초보 엄마 셀프 백일상 차리기

sofi 2021. 8. 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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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애들은 백일 넘기는 게 어렵지는 않은 일이라, 예전보다 특별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첫째 구색은 챙겨주고 싶은 마음에 간소하게 차리기로 했다.

신생아 사진도 건너뛰었기 때 매, 백일상 사진이라도 남기고 싶어서 준비하기로 하고, 가까운 가족 불러다 하려고 했는데.. 다들 딸린 식구가 있다 보니, 거이 스무 명이 오기로 되어 버림..

그래서 진짜 고민 고민했는데, 다행히 밑에 어매니티 룸 빌려준다고 해서, 정말 다행이었다.

아무튼 그래서 이제 상위에 무엇을 올려야 엄청 고민을 하기 시작.. 한 한 달 전부터 계획 세우기 시작한 듯.

일단 제일 중요한 떡! 백일상에 백설기는 필수이고, 나눠주기도 하기 때문에 일단 떡집을 골라야 했는데, 백일날이 딱 BC 데이랑 겹쳐서, 공휴일날 쉬지 않는 떡집을 찾기.

7시 떡집은 일단 월요일에 닫음으로, 패스 (그리고 제일 비쌌다)
낙원 떡집 인절미가 맛있어서 여기에 하려고 했는데, 왠지 모르게 엄마가 여기를 안 좋아 하심. 그리고 여기는 수수경단을 안 함.
그래서 몇 달 전에 100일 상 차렸던 지인한테 물어보니, 한양떡집에서 맞췄다 해서 연락했는데, 친절하시고 여기가 가장 저렴했다.

그래서 백설기 20 파운드 (원래는 10파운드 하려 했는데, 손이 크신 우리 엄마는 넉넉히 해야 한다고 거듭 말하셔서 결국 이틀 전에 더 주문했다) 수수경단 3파운드 그리고 인절미 4파운드 주문했다.


백설기는 네모나게 잘라서 낱개 포장해주시는데, 나눠 줄 거라고 이야기하면, 아래 트레이 깔아서 예쁘게 포장해주신다. 떡이 전체적으로 별로 달지 않고 담백하다. 수수경단은 겉에 팥이 내생 각과는 다르게 좀 결이 거칠었는데, 난 먹어보지 못했는데 남편 말을 빌리면 시루떡을 동그랗게 뭉쳐놓은 맛이라고.

그래도 가격도, 맛도, 친절도도 만족이어서, 아마 돌 때 또 떡을 맞추게 되면 다시 이용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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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크 토퍼는 주문할까 하다가, 진짜 금방 쓰는데 $15불 정도 하고, 일단 픽업을 너무 멀리 가야 해서 자체 제작을 하기로 했다.

어차피 카드 종이는 있었고, 이 기회에 고무 패드랑 전용 칼을 구입.. 이거 합한 게 토퍼랑 비슷한 가격이지만, 다음에 또 제작하면 이득이니까..

도안은 인터넷 포토샵 사이트 https://pixlr.com/editor/ 를 이용했는데, 한글 폰트가 없어서 네이버에서 원하는 폰트를 업로드해서 제작해야 했다.


도안 제작할 때 포인트는 모든 글씨가 서로 어떻게 던 이어져야 한다는 것인데.. 내가 택한 방법은 글씨를 레이어를 따로따로 한 다음에 아웃트라인을 해서 두껍게 만든 다음 다시 배치해서, 서로 닿게 하기.


이렇게 배치한 뒤, 좌우 반전을 해서 프린트하는데, 왜냐면, 이걸 뒤에다 붙여서 자르면 앞이 더 깔끔해 보이기 때문.

그다음엔 뭐 단순 노동.. 자르고 자르기... 프린트 했을때 안 닿은 부분은 내가 임의로 좀 더 늘림. 


엄청 심플하지만, 뭐 자체 제작 치고 이 정도면 만족!


배너는 동생한테 부탁해서 천 모양으로 박고, 산책 가서 주워온 나뭇가지에 실 묶고, 컴퓨터로 글씨 프린트한 다음 밑에 깔고 위에다 그림.. 물감이 없어서 매직으로 색칠했는데, 생각보다 괜찮게 나왔다. 아크릴릭 페인트가 있었으면 좀 더 또렷했겠지만 그래도 야매로 만든 것 치고는 그럴싸.

케이크는 달코만 케이크 하우스에서 주문. 집에서 하시는 분인데 뉴웨스트에서 픽업만 가능. 그런데 너무 달지 않고 맛있다! 조금 더 가까웠다면 자주 시켜 먹을 거 같은 곳. 얼그레이 자몽인데, 상큼한 자몽과, 쌉쌀한 얼그레이의 조화가 좋고, 크림이 가볍고 느끼하지 않아서 플러스.

꽃은 코스코에서 장미 부케 하나 사다 꼽고, 정원에 라일락 꺾어서 꼽아두기.. 큰 부케 주문하면 너무 비싸서, 조화를 살까도 생각했는데, 코스코 장미가 이쁜 색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그렇게 완성된 백일상!!


태오 옷은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입했는데, 가격 대비 퀄리티가 나쁘지 않았다. 바지 밑에 버튼이 없어서 기저귀 갈 때 좀 귀찮고, 빨면 구겨져서 아주 잘 다려서 입혀야 했지만, 너무 귀여운 꼬마 신사처럼 나왔다.


백일에 기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초보 엄마 아빠 밑에서 여기까지 무탈하게 자라준 아드님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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