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사는 이야기

결국은 시작했다.. 수면교육 1 일차 + 2일차

sofi 2021. 9. 3. 09:12
반응형

진짜 몇 번이고 할까 말까 고민하던 수면 교육. 진짜 맘을 굳게 먹었다 포기했다 무한 반복했던 지난 두 달..

일단 등 센서만 끄자고 시작했던 토닥토닥은 남편만 가능한 스킬이 되었고… 난 안눕하다가 결국 품 안에서 재우기 일수였다.. 그것도 엉엉 우는 아이를 달래다가 결국 품 안에 잠든 아이한테 미안하다고 쓰다듬으며 고이 잠든 아이를 살포시 내려놓고 나오는 게 최선이었다…

우는 아이 보고 있는 게 마음 아파서 포기했던 수면 교육.. 결국 시작했다.. 아니 시작당했다가 맞는 표현이다.. 오늘 혼자 아이를 보면서 당황한 나에게 남편이 강력하게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이러다가 내가 번아웃이 와서 아이가 미워지면 안 된다고.. 그래서 시작된 익스팅션 메서드 … 이건 퍼버법과 다르게 아예 체크하러 조차 들어가지 않고 그냥 모니터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일단 태오는 우리가 오면 안아줄까 하는 기대감으로 우리를 보고, 앉아줬다 내리면 더 크게 울기 때문에 아예 CIO로 하기로..

베드타임 루틴은 지금 석 달 넘게 하고 있었기에 그냥 그대로 진행..
어차피 우는 김에 머미 쿨쿨 도 제거.. 그리고 일단 위험하기 때문에 둘 수도 없다…

그리고 문 닫고 퇴장… 처음에는 그냥 낑낑거리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무도 안 오니까 울기 시작하고 강성 울음으로 곧 변했다…

듣고 있자니 너무 마음이 아파서 나는 장 보러 나가고 남편이 보고 있기로…

장보는 동안 진짜 평소라면 슉슉 필요한 물건만 집어 오지만 오늘은 최대한 느긋이 코스코가 닫을 시간 좀 전에 맞춰서 나옴..

그리고 코스코 주유소에서 줄이 긴 곳을 골라서 기다리다 기름을 넣고 왔다.. 내가 돌아오면 제발 자고 있길 도하면서.. 심지어 지하 주차장에 차를 대고서 한참을 앉아 있었다.. 만약에 계속 울고 있으면 어떡하지.. 이러면서..

그래도 다행인 건 아파트 방음이 잘된 건지 복도에서 울음이 들리지 않아서, 설마 자는 건가 했는데.. 문을 열자마자 정말 서럽게 우는 태오가 들려오고, 근심 가득한 남편이 보였다…

그래도 이건 그나마 좀 진정된 거라나…

난 여기까지 오게 만들어서 미안한 마음과, 두 시간 가까이 울고 있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에 눈물이 글썽글썽… 너무 속상했다…

하지만 지금 들어가면 여태까지 울었던 게 다 수포로 돌아가기에 진짜 꾹꾹 참았다..

그러다 갑자기 태오가 자기 시작했다… 9시가 가까워진 시간에..

두고 나온 지 한 시간 50분 만에.. 그리고 1시간 40분을 우신 후에 잠드셨다..


대견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고… 그래도 생각보다 일찍 잠들었네 했는데! 웬걸 9시 반에 다시 깨서 울기 시작하는 거 아닌가… ㅠㅠ 아 그럼 그렇지 이게 이렇게 쉽게 될 것이 아니지…

또다시 모니터 너머로 응원하면서 기도하기.. 이때 눈치 없이 지나다니는 폭주족들 진짜 다 밀어 버리고 싶었다…

이렇게 응원과 기도를 번갈아 가면서 하다 보니 다시 또 잠들었다.. 깬 지 37분 만에 ㅠㅠ 아 진짜 눈물이 차오른다…

중요한 점은 이 수면 교육과 밤수 끊는 것을 병행하지 않을 예정!
수면 교육은 이거 자체로 아이한테 너무 힘들고, 그리고 밤수를 끊기에는 아직 어린 거 같아서…

그래서 정한 규칙은 12-1시경 이랑 4-5시경에 깨면 울음소리 들어보고 수유 하러 가기로!!
먹고 나서 잠들던 말던 두고 잘 자라 해주고 다시 나오기!
요 근래에 먹고 다시 안 잔적이 꽤 있었는데 어젯밤은 피곤했는지 먹고 기절.. 고이 눕혀드리고 다시 나옴!

그 외에는 3시에 한번 깨서 울어서 남 편이 잠깐 들어가서 안 아고 내려 줬더니 다시 잠들었다고 한다.

아무튼 내가 아침에 깨니 8시가 채 안된 상황! 모니터 보니 태오는 깨서 울지도 않고 손 가지고 놀고 있었다.

후다닥 가서 커튼 열어주고 안아 주기. 어제 못해준 뽀뽀와 포옹을 잔뜩 해주고 열심히 놀아줬다.

낮잠은 밤잠이 성공적일 때만 사도 하는 거 여서 안아서 재우고 품에서 재우고 있는 중
밤에 못 자서 피곤할 아이를 충분히 재워야 밤에 더 잘잘 테니까.

그리고 두려움에 떨면서 다시 저녁이 되었다…
낮잠에서 어제보다 일찍 깨서 피곤해하길래 삼십 분 일찍 눕히기로..
수유하고 목욕하고 로션 바르고 잠옷 입고 책 읽어주고 뽀뽀해주고 나오기..

오늘은 어제의 일이 기억났는지 바로 강성 울음부터 시작.. 저녁으로 떡볶이 먹는데, 입으로 가는지 코로 가는지 구분도 안됨…

이어 버즈 끼고 계속 노래 듣고 있다 도저히 안 되겠어서 방문 닫고 옷장에 들어가서 있는데 어랏! 금방 조용해졌네!? 버즈 노캔이 이렇게 좋다고~? 가 아니고 잠드셨다!!


오늘은 40분 만에!! 하아 너무 다행이었다… 내가 더 트라우마 생길 거 같았는데…

마음 놓은 순간 이십 분 자고 다시 깨서 우심 ㅠㅠ 그래도 할 수 있어!! 응원하면서 안쓰러워하면서 보고 있는데 12분 만에 다시 잠들었다!! 그리고 지금 한 시간 반째 주무신다…


하아.. 우리 태오 너무 잘하고 있어ㅠㅠ 그런데 엄마는 왜 눈물이 날까 ㅠㅠ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