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사는 이야기

포기하면 편한것들..

sofi 2021. 8. 28. 07:29
반응형

육아는 고민과 걱정의 연속이라고 한다. 그리고 나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요즘 태오는 밤에도 두 시간에 한 번씩 깨고 있다. 7시쯤 잠들어서, 10시나 11시 사이에 한번 깨 주시고, 재빨리 둥가 둥가 해서 눕히면 다시 12시 반쯤 배고프시다고 깨신다. 그러면 기저귀 한번 갈아주고, 수유한 뒤에 다시 주무신다. 그러면 또 2시 반이나 세시쯤 깨심.. 그럼 타이밍 잘 맞으면 다시 둥가 둥가 하면 또 잠들었다. 네다섯 시쯤 깨서 또 수유.. 그리고 6시에 일어나시는데, 이때는 내 생각엔 아침인 거 같다. 왜냐면 일어났을 때 기분이 너무 좋게 옹알옹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또 둥가 둥가 해서 좀 시간을 드리면, 한 시간 정도 더 재울 수 있어서 7시 반쯤 기상을 할 수 있다.



지금은 남편이 출근 전이니까 아침 5시 6시에는 와줘서 내가 8시 9시까지는 푹 잘 수 있는데, 이것도 다음 주면 끝... 이제는 나 홀로 이것을 해야만 한다.

남편이 출근을 준비하면서 아마 내가 더 불안 초조해하는 거 같다. 일단, 나랑 낮잠을 잘 못 잔다. 남편은 누여서 토닥토닥으로 재움 가능하지만, 나랑만 자러 들어가면 강성 울음, 그래서 안아주면 발버둥, 이걸 어느 정도 반복해야 겨우 잔다.

그래도 다행인 건, 살짝 잠든 거 같은 상태에 누여서 머미 쿨쿨 덮어주고, 토닥토닥해주면 다시 잔다.. 그런데 진짜 하루 종일 내가 다 재워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이게 가능할까도 걱정이 앞선다.

진짜 수면 교육하겠다고 씨름한 나날들이 무색할 정도로, 둥가 둥가 해주면 너무 잘 자는데, 토닥토닥하면 수면 연장도 안되고, 울음도 길어지고 진짜 30분 동안 발버둥 하다가 자는데.. 한번 안아주기만 하면 폭 잠든다.
요즘 수면교육 트렌드는 최대한 개입을 하지 않고, 혼자 잠들 수 있는 기회를 주라고 하는데... 우리 태오는 아직 준비가 안된 건지 몰라도 개입이 늦어질수록 다시 잠들기까지 너무 힘들다.. 내가 이렇게 말하면 이미 버릇이 잘못 들어서 수면 연관이 잘못된 거라고 그러겠지?!

그런데 진짜 우리는 한 달 넘게 최선을 다했다. 정말 안아주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시간 맞춰서 낮잠을 재울 수 있게 외출도 자제한 삶을 살았다고!! 노는 시간도 열심히 놀아주고... 그래도 아직도 혼자 잠들지 못하고, 자주 깨는 건.. 아직 우리 아이가 혼자 잠들 준비가 되지 않았나 보다 라고 생각하고 포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언젠가는 되겠지 하고 우리 아이를 믿어주기로 했다.

밤 수도 그렇고, 통잠도 그렇고, 언젠가는 되겠지라고 생각하고 조급해할수록 나만 더 힘들고 스트레스받는 것 같고..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없는데 말이다... 이쯤 되면 통잠을 이만큼 자야 하는데, 이쯤 되면 이 밤 수도 이 정도로 줄어야 하는데.. 하고 자꾸 생각하면 할수록, 나만 잠을 더 설치게 되고, 아이를 온전히 사랑으로 바라볼 수 없게 되는 거 같다.

엄마도 편안해지고, 아이에게 좋은 수면의 질을 주기 위해서 하는 수면 교육이라고 하지만, 엄마가 이걸 하려고 더 스트레스받고, 아이의 관계가 틀어진다면 과연 이것이 누구에게 좋은 것일까..??

수면교육이 우리 아기도 혼자 잘 수 있다고 믿어주는 거라면, 언젠가는 할 수 있겠지라고 믿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 아닐까 싶다. 나쁜 버릇을 들이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지만, 엄마와 아이의 좋은 유대관계가 더 중요할 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어느 정도는 그냥 흘러가는 데로 두기로 했다. 언젠가는 혼자 잠들 수 있겠지. 언젠가는 통잠을 자주겠지.. 어떻게 보면 아마 이 아이의 삶에서 아주 짧은 시간일 이 순간들, 더 많이 사랑해 주는데 집중하기로 하고, 스트레스를 덜 받기로 했다.
더 이상 내가 안아 줄 수 없을 때, 그때는 그때 가서 다시 고민해야지..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