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사는 이야기

수면교육 성공한(?) 내가 수면교육을 추천하지 않는 이유

sofi 2021. 10. 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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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교육 전 뜸하던 혼자 낮잠 자던 태오

만 6개월이 되어가는 태오는 하루에 대략 14시간 잔다. 밤에는 6시 반쯤 잠들어서 6시에 깨거나 안 깨서 6시 반 넘어서 우리가 깨우러 가는 경우도 있고 낮잠은 아직 들쭉날쭉 이 지만 눕혀두고 나오면 혼자 자기는 한다.

일찍 육퇴(?)한다고 하면 다른 사람들은 자기도 수면 교육 한번 해볼까?라고 물어볼 때가 종종 있는데, 난 그럴 때마다 정말 심각하게 잠을 못 자는 거 아니면 추천하지 않는다고 하고 있다. 남편은 물어보면 하라고 한다는데, 난 왜 쉽사리 추천하지 못할까?

그것은 아마 여기까지 오기에 겪은 나의 감정의 롤러코스터도 있고, 그에 따른 정신수련(?) 과정이 정말 엄청난 고민과, 공부, 그리고 결단력을 필요로 하는 것 이기 때문이다.

수면교육을 검색하면 나오는 반복은 다양하다

  • 쉬닥법/아닥법 -아이를 재우려고 눕히고 난 뒤, 아이가 울면, 쉬~소리 또는 아~ 소리를 들려주면서 토닥토닥해줘서 진정시키는 것. 하지만 아이를 안아 올리면 안 됨
  • 의자 요법/캠핑 아웃 - 아이를 눕혀두고, 아기침대 옆에서 아이가 잘 때까지 지켜보기. 아기가 울거나 칭얼되면 조용하게 쉬~소리를 내주거나 살짝 토닥 해주고 다시 앉기. 그리고 며칠마다 점점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다. 보통 의자를 두고 지켜보기 때문에 의자 요법이라고 부른다
  • 안눕법 - 아이를 재우려고 눕히고 난 뒤, 아이가 너무 심하게 울면 진정할 만큼만 안아주고, 다시 내려두는 방법! 중요한 점은 최대한 짧게 안아주고, 품에서 아이가 잠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절대로 안아서 재운 뒤 눕히는 게 아니다) 시간을 정해두고, 오분에 한번 또는 십 분에 한번 이렇게 텀을 정해놓고 안아주는 게 조금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우는 아이 소리를 듣고 있으면 1분도 1시간 같기 때문이다)
  • 퍼버법 - 아이를 재우려고 눕히고, 잘 자라고 인사해주고 아이방을 퇴장. 그리고는 정해진 시간 간격으로 들어가서 말로만 타이르고 나오는 방법. 한번 들어갈 때마다 최대한 짧게 머물고, 들어가도 점점 먼 곳에서 목소리만으로 달래는 방법이다.
  • 소거법 - 영어로는 'Cry It Out'이라고 눕혀놓고 나온 뒤, 절대로 다시 들어가지 않는 방법. 이걸 하려면 베이비 모니터는 필수이고 (아이가 안전 한지 들어가지 않고 확인할 수 있도록) 아기 침대 안에 아무것도 두면 안된다.

밑으로 갈수록 좀 더 많은 울음을 견뎌야 하지만, 그만큼 아이가 배우는 속도가 빠른 편이다. 다른 것들은 1~3주 정도 소요되지만, 퍼버법은 1주일 안, 소거법은 3일이면 된다고 한다.

우리가 이것저것 시도 봤다고 생각했는데, 아이가 크면서 수면교육에 대해서 더 공부할수록, 우린 공부가 너무 부족한 상태로 수면교육을 시도한 거 같다.

생후 6주부터 시작해서 4개월이 되기 전에 완성해야 한다는 말을 어디서 듣고, 조급하게 시도한 것도 있고, 우는 아이가 안쓰러워서 한 방법을 꾸준하게 시도하지 못한 것도 있는 거 같다. 생각해보면 이 시기에 아이가 혼자 자기 힘들어하는 것도 당연한 것이고, 내가 어쩔 줄 몰라 당황한 것도 당연한 건데.. 왜 그리 조급하고 스트레스받았는지.. 그 조급함이 아이에게 더 큰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본격적으로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려면 4개월 이상은 되어야 하고, 6개월이 더 적합하다는 이유는, 그전에는 아이에게 학습능력이 발달하지 않아서 이다. 우리는 직립 보행하기 위해 골반이 작아졌고, 그 골반에 맞게 아이를 출산하느라, 아이는 세상에 적응할 준비가 되기 3달 전에 더 빨리 나오게 되어있기 때문이라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이 신생아 시기를 4석달이라고 부르기도 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시기 아이는, 항상 불편하다! 온도도 일정하고, 항상 엄마의 심장소리를 들으면서 지냈던 아기는 준비도 안됐는데 갑자기 나와서 험한 세상에 부딪혀야 한다. 갑자기 배가 고파지고, 덥고, 춥고, 허전해졌는데, 이게 일상이 되었으니 얼마나 멘붕이겠는가.. 그러니 엄마에게 껌딱지 같이 붙어 있고 싶은 건 당연한 거 같다.

수면교육이란 건 필수는 아닌 거 같다.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엄마 아빠가 계속 받아줄 수 있다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요즘 엄마 아빠는 정해진 기간이 지나면 출근을 해야 하고, 아이와 24시간 붙어 있을 수 있는 부모가 거의 없기에 다들 고민하고, 시도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엄마 아빠가 잠을 잘 못 자면 피곤해서 아이에게 짜증을 내기 마련인데, 이게 장기간 지속되면 수면교육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하지만 수면 교육은, 한번 해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클수록 잠을 방해하는 것들이 계속 나타나고, 하루 일과도 매일 바뀌기 때문에, 매일매일 같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면교육을 하려면, 이럴 때도 평정심을 유지하되, 유연할 수 있는 그런 엄마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며칠 안 울고 잘 자다가 갑자기 울면서 잠드는 날도 있을 테고, 잘 자는 날도 자주 깨는 날도 있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내가 생각한 수면교육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객관적으로 우리 아이를 잘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 같다. 이러면 아기가 배고픈가 보다, 이러면 아파서 그런가 보다, 이건 어디가 불편하다, 이건 졸리다... 이렇게 아이의 신호를 잘 파악할 수 있게 되면, 모든 게 좀 더 쉬워진다고 생각한다.

이런 상태에서 수면교육을 시작하면, 아 지금은 배가 고프니 수유를 해야겠다. 지금은 졸린 거 같으니 빨리 달래서 재우자! 이건 투정이니 반응하지 말자! 이렇게 조금 확신을 가지고 아이에 요구를 들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게 아직 불가능하다면 수면교육은 잠시 넣어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아이가 울거나 칭얼거릴 때, 혹시 배고프면 어쩌지? 혹시 기저귀가 불편해서 그러면 어쩌지 하면서 더 피가 말라 가는 경험을 할 테니까.. 그리고 꾸준히 같은 개입방법을 유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수면교육에 제일 중요한 점은 일관된 반응이다. 어떤 날은 들어가서 안아주고, 어떤 날은 안 들어가 주고 하면 아이가 헷갈려서 더 많이 울게 된다. 그리고 비슷한 자는 시간.. 물론 8시 땡! 하고 재워야 하는 건 아니지만 어느 날은 6시에 자고, 어느 날은 10시에 자고, 매일 이러다 보면 아이가 자기 컨디션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래 놓고 혼자 자신을 진정시키고 자라는 건.. 무리된 요구인 거 같다.

그래서 누가 나에게 수면 교육해볼까요?라고 묻는다면, 나는 다음에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 때만 시작하라고 할 것이다.

  1. 일관된 일과를 만들어 줄 수 있는가?! - 매일 비슷한 시간에 밤잠에 들고, 낮잠을 잘 수 있는 환경이 되는가?! 물론 매일매일 분초 단위로 맞출 필요는 없지만, 비슷한 시간에 낮잠을 자고, 비슷한 시간에 밤잠을 같은 곳에서 잘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아이도 안정적인 하루를 보낼 수 있고, 자신이 언제 자러 들어가는지 예상할 수 있게 된다.
  2. 아이의 칭얼과 울음을 어느 정도 견뎌낼 자신이 있는가*** - 이거 엄청 중요하다! 아이를 조금도 안 울리고 수면교육 하기는..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럴 아이의 부모는 수면교육 따위 검색 안 하고 있다. 왜냐면 이미 만족한 만큼 잘 자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원하는 것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걸 가르쳐 주려면 어느 정도의 저항의 부딪힐 것이고 그러면 아이는 울기 마련이다. 하지만 원하는걸 다 들어주면, 교육은 할 수 없다. 그러므로 이 마음가짐이 되지 않았다면, 수면교육은 잠시 미뤄두는 게 좋은 생각이다.
  3. 아이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잘 알고 있는가 - 이건 좀 애매한 포인트이긴 한데, 아기의 기질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아이는 예민함이 높거나, 고집이 세거나 이런 아이는 수면교육이 더 오래 걸린다. 반면 비교적 온순하거나 무던한 아이는 조금 더 수면교육이 잘 먹힐(?) 확률이 높다. 그러니 아이의 기질에 따라 포기하기까지 좀 더 오랜 시간을 두고 봐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이러한 조건이 다 충족되면, 나름의 규칙을 만들어서, 어느 정도 유연하지만 너무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한다면 언젠간 되는 게 수면 교육인 거 같다..

우리가 태오와 수면교육을 하기로 했을 때 정한 규칙은:

  1. 수면 의식 후 나오면 다시 들어가지 않는다: 이걸 유지하기 위해 아기침대 안에는 아무것도 넣어두지 않고, 잠옷을 좀 더 두껍게 입히고, 베이비 모니터를 달고, 가습기를 켜주고 암막커튼을 쳐준다.
  2. 방수는 유지하되 정해진 시간이 아니면 들어가지 않는다: 우리가 수면교육을 마음먹었을 때가 태오가 4개월이 좀 넘은 시점이라서 밤수는 계속해도 될 거 같아서, 배고파서 깬 거 같으면 들어가서 주려고 했다. 그 대신 12-2시 사이에 한번 4-5시 사이에 한번 이렇게 정했는데.. 혼자 자는 법을 터득한 후 깨지 않았다.. 아니.. 며칠은 새벽에 깨서 울 때 들어가서 줬는데.. 배고플 때랑 그냥 깼을때랑 확실히 울음소리가 달랐다! 그래서 배고픈 울음이 아니면 그냥 참았더니.. 며칠을 했더니 이제는 새벽에 깨도 울지 않고 다시 자거나, 혼자 뒤척뒤척하다 다시 잔다.. 새벽에 깰 때 들어 몇 번 들어간 적이 있었는데, 그러니 더 자주 깨고, 깨서 울더라.. 그래서 못 들은 척하는 게 최상이다.. 물론 아이가 안전하다는 전재 하예..
  3. 낮잠은 어떻게 하든 재워서 너무 피곤하게 하지 않되, 혼자 잘 수 있는 기회를 준다: 낮잠을 제대로 못 자면, 너무 피곤해서 밤잠을 자기 더 힘들어한다. 그래서 밤잠이 개선되기 전까지는 안 고자던 업고 자던, 충분히 낮잠을 잠 텀에 맞춰서 재워준다. 우리도 시작할 때 낮잠은 일단 나중에 하기로 했지만, 그래도 아이에게 습관을 심어주기 위해, 낮잠 시간에 밤에 수면 의식에 마지막 5분을 똑같이 해주고 나와서 기다려줬다. 그리고 아이가 너무 오래 강성 울음으로 울거나 (난 5분을 기준으로 삼았다) 아니면 너무 오랫동안 잠에 못 들거나 (30분에서~1시간 - 어느 낮잠이냐에 따라 기다려주는 시간이 좀 달랐는데, 곧 자지 않으면 스케줄이 너무 꼬인다 싶으면 들어가서 개입) 하면 들어가서 아기띠로 매고 산책을 하거나 흔들어줘서 재움.. 그리고 다시 내려놓지도 안았다.. 깰까 봐..
  4. 엄마 아빠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난다: 태오가 일찍 자서 일찍 일어남으로, 엄마 아빠도 같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삶을 살아야, 최상의 컨디션으로 아이를 돌볼 수 있게 된다. 일단 수면교육을 시작한 이유가, 나의 수면의 질이 엉망진창이라 사람이 너무 짜증이 많아지고 우울해지고, 걱정도 더 많아진다. 일단 내가 잘 자게 되면 인내심이 높아지고, 아이에게 더 잘해 줄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아이가 일찍 잔다고 신나게 놀지 않고, 그 시간에 나도 잔다!
  5. 태오가 깨어있는 시간에는 태오에게 집중! 한다: 이건 난 남편의 전적인 도움이 있기에 가능한 거지만, 태오랑 둘이 있을 땐 집안일을 거이 안 한다.. 심지어 점심도 남편이 자기 도시락 만들면서 만들어 둔 걸 먹기 때문에, 딱히 해야 할 일이 없다. 가끔 빨래 개기? 정도는 태오가 혼자 낮잠을 자기 시작한 뒤 가능해졌지만, 그전엔 진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하루에 10시간 깨어있는 태오인데, 밥 먹고, 기저귀 갈고, 이런 시간 빼면 8시간 정도만 놀 수 있는데, 최대한 엄마 아빠랑 많은 시간을 보냈으면 하는 마음에.. 그리고 낮에 많은 애착을 형성하면 자기도 더 쉽지 않을까 생각해서..

 

지금 태오의 수면교육은 어느 정도 안정기를 맞이한 거 같다. 낮잠이 평균보다 짧지만, 총 수면시간은 비슷하기에, 아마 밤잠을 잘 자서 그런가 보다 하고 있다. 낮잠은 언젠가 조금씩 줄어드는 것이고, 밤잠이 제일 중요하긴 하니까! 가끔 낮잠을 엉망진창으로 자서 엄마를 약간 피 말리지만, 그래도 밤에 잘 자니, 이제 그냥 태오가 자고 싶은 만큼 잘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해주는 게 나의 임무인 거 같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아직 변함이 없다. 지금 아이의 잠에 대해서 어느 정도 만족하는데 약간의 개선을 위해서 강경한 수면교육을 고려중이라면 정말 고민을 많이 해보고 시작하라고.. 만약 정말 아이와 본인 둘 다 너무너무 힘든 나날을 보낸다면, 만만의 준비를 해서 최대한 어릴 때 시작하라고.. 하지만 정말 안쓰러워서 포기할 거면 시작하지 말거나, 빨리 포기한 뒤, 먼 훗날 다시 시도하라고 해주고 싶다.. 


밤수를 끊는 방법도 많이들 고민하는데.. 일단 낮에 충분히 먹으면 아이가 밤에 안 먹어도 됩니다! 낮에 적어도 5번 이상 충분히 먹이라고 권하고 싶다. 특히 4시간짜리 수유 간격은.. 분유를 한 번에 240씩 먹는 아이가 아니면, 거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우리 태오는 양꾸레가 커서 먹을 수는 있는데 매번 그렇게 먹지는 않아서 5번 직수와 분유를 혼합해서 먹습니다)

아이가 작아서 의사 선생님이 권고하지 않는 이상 6개월 이후에는 끊을 준비를 하는 게 맞고, 젖물잠을 피하기 위해 먹놀잠을 많이 집착하는데.. 이게 한 4개월까지는 가능한데, 그 후에는 아이가 깨어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그냥 배고플 때 주되, 먹으면서 잠들지 않게만 주의하면 된다. 수유 텀에 집착해서 배고픈 아이 달래는 건 아이도 힘들고, 엄마도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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